<시애틀> 부동산 붐이 한창이던 2~3년 전 ‘부의 상징’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던 시애틀과 벨뷰 지역 최고급 콘도의 거품이 소멸하고 있다.
공사 시작 당시 10만 달러 이상 사전계약금을 낸 투자자들이 막상 입주를 앞두고 계약금을 떼일 각오를 하고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시애틀 다운타운 한복판에 착공된 최고급‘1521’콘도는 준공단계에 들어간 지난해 11월25일부터 최종 클로징에 들어갔다. 개발회사인 오퍼스 NW가 2006년 평수에 따라 유닛당 84만7,000달러에서 최고 535만 달러에 달하는 이 콘도를 사전 분양할 당시 전체 143개 유닛 가운데 138개가 팔려나갔다. 사전 계약자들은 계약금으로 대략 10만 달러 이상, 많게는 30~40만 달러를 걸었다.
하지만 클로징을 시작한 지 4개월이 넘은 현재까지 최종 계약을 마친 계약자들은 76명뿐이며 나머지 35명 이상은 사실상 계약을 포기한 상태다.
역시 시애틀 다운타운에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올리스 8’의 경우 지난 7일부터 클로징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전체 227개 유닛 가운데 13개만 마무리했다. 분양 당시 180개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것에 비해 사전 계약자의 10%도 안되는 사람들만 계약을 한 상태다. 물론 ‘1521’보다는 덜하지만 이 콘도 역시 적게는 유닛당 32만 달러에서 많게는 106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급 콘도이다.
이처럼 계약자들이 웬만한 지역의 콘도 가격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클로징을 기피하는 것은 융자가 쉽지 않은 것이 1차적인 이유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콘도 가격이 분양 당시보다 너무 많이 떨어져 차라리 계약금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사전 계약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종계약 포기로 계약금을 떼이게 된 투자자들 중 일부는 개발업자에게 계약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며 소송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