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건재함과 김보경의 발전가능성
2013-08-26 오후 12:51 한국아이닷컴 조옥희기자 조회 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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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떠난 프리미어리그의 빈자리는 '포스트 박지성'이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딱 들어맞았다. 카디프시티의 '돌풍의 핵'으로 주목받은 김보경(24)이 25m 폭풍 드리블을 선보이며 강호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수비수들을 차례로 따돌린 장면이 이를 증명했다.

김보경은 26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디프시티와 맨시티의 2013~2014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카디프시티의 역사적인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맨시티를 3-2로 이긴 카디프시티는 1962년 이후 무려 5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승리를 맛봤다. 상대가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맨시티였기에 승리의 기쁨은 배가 됐다.

89분을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빈 김보경은 '선 수비 후 역습' 공식을 세운 카디프시티의 전략을 철저히 따랐지만 상대가 워낙 강팀이고 보니 역습을 노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김보경은 꾸준히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고 후반 15분 환상적인 개인기와 드리블 돌파를 펼쳤다.

1-0으로 뒤지던 중 미드필드에서 공을 잡는 김보경은 25m를 드리블로 돌파하며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맨시티의 미디필더들을 차례로 따돌리고 골라인에서 프레이저 캠벨에게 날카롭게 패스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안타깝게도 캠벨이 날린 공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혀 튀어나왔다. 공은 캠벨의 뒤쪽에 있던 아론 군나르손에게 흘러들어갔고 군나르손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슛을 날려 시원한 동점골을 터뜨렸다. 비록 캠벨의 슈팅 때문에 김보경의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그의 발끝에서 나온 슛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프리시즌 5경기 동안 선발로 나서며 3골 3도움을 기록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은 김보경의 진가가 확인된 순간이었다. 웨일스 언론은 프리시즌에서 맹활약하며 공격 포인트를 올린 김보경에게 "카디프시티의 주죽 선수가 될 것"이며 "프리미어리그의 스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말키 맥케이 감독의 김보경에 대한 확신도 증명됐다. 맥케이 감독은 지난 6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보경은 세계적인 레벨에서도 통할 선수"라며 "이대로라면 프리미어리그도 접수할 수 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김보경의 활약은 영국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스카이스포츠는 "김보경이 프리미어리그 수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호평하며 평점 7점을 부여했다. 웨일스 언론은 김보경의 드리블 돌파를 주목하며 "마법 같은 순간의 시발점이었다. 맨시티 수비수들이 어쩔 줄 몰라했다"고 전했다. 직접 경기를 지켜본 빈센트 판 구단주는 김보경의 환상적인 몸놀림 후 골이 터지자 벌떡 일어나 환호하기도 했다.

카디프시티의 새 역사를 쓴 김보경의 활약은 한국 팬들에게도 남다른 기쁨을 안기고 있다. 박지성은 2011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며 김보경을 자신의 후계자로 거명한 바 있다. 이후부터 김보경은 '제 2의 박지성'으로 불린다. 때문에 팬들은 그가 박지성이 빠진 프리미어리그의 빈자리를 메워 줄 것이라고 기대해왔고, 이날 활약은 그 기대에 부응하고도 남았다. 전날 박지성이 8년 만에 복귀한 네덜란드 무대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려 건재함을 과시했다면 김보경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축구 팬들에게 각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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