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대학‘아시안 역차별’논란
2015-10-07 오전 6:55 김형재 기자 조회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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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만점·전교 차석 6개대 모두 낙방
ACT 시험에서 36점 만점을 받고 1,002명의 고교 동기들 가운데 차석으로 졸업한 중국계 학생인 마이클 왕 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돼 노래를 부르기도 한 그는 전국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3위에 오르고 토론클럽 회장을 맡아 전국 디베이트대회 결승전 수차례 진출 등 과외활동에서도 특출함을 보인 최상위 학생이었다.

그러나 그는 올해 아이비리그 대학 6곳에 원서를 냈다가 모두 퇴짜를 맞고 말았다. 그는 불합격 이유를 알고 싶다는 편지를 각 대학 측에 보냈지만 대학들은 답장조차 주지 않았다.

이같은 경험은 한인 학생들도 많다. 현재 UC 계열대에 재학하고 있는 박모(18)군과 그의 부모는 대학 입학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박군은 “선생님도 성적이나 봉사활동, 리더십 면에서 동부 아이비리그 합격선이라고 격려했다”며 “하지만 이들 대학들에서는 모두 퇴짜를 맞아 너무 화가 났다”고 전했다.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이른바 명문 대학들의 입학사정 역차별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왕 군과 같은 사례를 들며 ‘인종 다양성’을 이유로 발생하고 있는 아시아계 역차별 상황을 심도 있게 다루고, 이른바 ‘모델 소수계’(model minority)로 불려온 아시안들이 직장 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다는 일명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 현상이 이제는 대학 입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계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지만 명문 사립대가 아시아계 입학생 비율을 수년째 18% 안팎으로 유지해 상대적 경쟁률이 치열하고, 다른 인종들보다 더 뛰어남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과 학부모들은 명문사립대 등 입학사정 과정에서 ‘역차별’을 받는다고 수년째 문제를 제기해왔고, 객관적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지만 명문사립대 합격에 실패한 아시아계 학생들은 소송제기에까지 나섰다. 64개 아시아계 권익단체는 최근 연방 교육부에 아이비리그가 아시아계 학생을 역차별 한다며 항의 서한을 보내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아이비리그 측은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배경 등을 고려한다는 취지의 대학 측 설명은 특정 인종의 학생 수를 조정해 뽑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소송을 제기한 ‘공정한 입학사정을 위한 학생들’(SFFA)이란 단체에 따르면 하버드의 경우 아시아계 학생 비율이 지난 20년간 20%선을 밑돈 반면, 최우수 이공계 명문인 ‘칼텍’은 학생 실력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한 결과 1992년 25.2%에서 2013년 42.5%로 아시아계 학생이 늘었다. 또 2014년 명문사립대 입학생 SAT 평균성적에서 아시아계 학생은 백인 학생보다 140점, 흑인 학생보다 310점이나 높았다는 것이다.

남가주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성적, 봉사활동, 리더십 등 객관적 수치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은 타인종 학생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지만 입학사정에서는 불이익을 받는다”며 “결국 아시아계 학생들은 정해진 합격 비율안에 들기 위해 그들만의 리그를 또다시 거쳐야 한다. 아시아계 친구들끼리 경쟁자란 인식이 커지면서 부모들은 자녀를 ‘철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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