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급식에 채소·과일 늘렸더니…'버려지는 양만 늘었다'
2015-09-14 오후 12:14 Korea Times 조회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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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여사도 나선 미국 비만퇴치 운동 '현재까지는 실패'



▲ 백악관에서 어린이들과 점심을 준비하는 미셸 오바마 여사(AP)

"아이들을 채소 앞으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채소를 먹게 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어린이 비만 퇴치를 위해 학교 급식에 채소와 과일, 통곡물 등 건강식품을 의무적으로 늘렸지만, 버려지는 양만 늘어나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2012년 학교 건강 급식법에 따라 채소와 과일 메뉴를 강화한 급식 프로그램이 도입된 시기를 전후로 초등학교에서 점심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각각 녹화했다. 

프로그램 도입 전 10개 초등학교 어린이 498명, 도입 후 11개 초등학교 어린이 944명이 채소나 과일을 얼마나 선택하고 버리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프로그램 도입 후 어린이들이 선택한 채소와 과일의 양은 도입 전 평균 0.69컵에서 0.89컵으로 늘었다. 

하지만 문제는 가져 온 채소와 과일을 실제 먹는 양은 0.51컵에서 0.45컵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아이들이 가져 온 채소와 과일을 그냥 버리는 양은 0.25컵에서 0.39컵으로 늘었다.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어 어쩔 수 없이 채소와 과일을 가져오긴 하지만,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해져 있던 아이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미국 공중보건국 발행 학술지 '공중보건보고서'에 게재된 이 연구의 주저자인 터프츠 대학의 세라 아민은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건강 급식 프로그램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채소나 과일을 어린이들이 먹기 쉽도록 잘라주거나, 찍어 먹을 소스를 함께 내고 어린이들이 원래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를 고려하는 등 보완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이 제도가 원래 목표했던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름진 음식과 자동차 이용이 생활화한 미국에서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이에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2010년 아동 비만을 막기 위한 캠페인인 '렛츠 무브' 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12년 지방과 염분을 줄이는 대신 곡물과 채소, 과일을 더 먹게 하는 학교 건강 급식법이 도입됐고, 지난해부터는 탄산 음료와 설탕이 들어간 음료도 금지됐다.

하지만 새로운 급식이 '맛이 없고 부실하다'는 불만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터져 나왔고 공화당은 급식법 수정을 시도하면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미국 아동 8명 가운데 1명은 유치원에 들어갈 때부터 비만이며, 초등학교에서 학년이 높아질수록 비만 비율도 높아져 8학년(한국의 중2)이 되면 20%가 비만, 17%가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1∼2009년 사이 10∼19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 당뇨병 환자 중 비만과 운동 부족으로 악화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30%나 급증했다.

성인 비만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사협회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25세 이상 성인의 과체중·비만 인구 비율은 남성 75%, 여성 67%로, 20년 전보다 10% 포인트 이상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수행한 워싱턴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연구진은 비만과 과체중을 해결하려면 더욱 강력한 보건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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