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튀는 TV토론
2017-04-20 오후 2:13 ikoreatimes 조회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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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정치는 ‘미디어크라시’라 부를 정도로 미디어의 영향력이 강하다. 특히 TV토론은 미디어 선거의 꽃이라 부를만하다. 그런 만큼 TV토론을 둘러싼 후보들 간의 신경전은 치열하다. 누가 참여한 가운데 어떤 포맷으로 진행할 것인가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인다. 

그러나 정작 TV토론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다. TV토론이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선거는 존 F. 케네디와 닉슨이 맞붙었던 1960년 미국대선이었다. 이 토론은 사상 첫 대선 TV토론이기도 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토론에서의 승자는 젊음과 매력을 무기로 철저히 토론 준비에 임했던 케네디였다. 재미있는 것은 라디오로 토론을 들었던 유권자들은 닉슨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는 사실이다. 

TV토론의 신화는 여기서 탄생했다. 그러나 신화는 어디까지나 신화일 뿐, TV토론의 영향력은 더 이상 케네디 당시와 같지 않다. 영향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판세를 결정할 정도로 절대적 요소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지난 미국대선 TV토론에서 더 후한 점수를 받은 건 힐러리 클린턴이었지만 정작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였다. 

가장 큰 이유는 유권자들의 양극화이다. 이념적으로 극명하게 갈라지다 보니 유보적인 생각이 들어설 자리가 좁아졌다. 이미 지지후보를 확고히 정한 상태에서 시청하는 TV토론은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TV토론에서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지지층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결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현상은 한국 대선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대선 TV토론 후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유권자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다음 달 ‘장미대선’을 앞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TV토론은 조금 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보수 정치세력의 궤멸로 갈 곳을 정하지 못한 표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 첫 번째이다. 아직까지도 누굴 지지할지 정하지 못한 채 관망중인 유권자들이 많다. 게다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묻지마 지지’를 보냈다가 낭패감을 맛본 유권자들이 후보 면면을 살피는 데 한층 더 신중해진 것도 TV토론이 중요한 변수가 되리란 전망을 하게 만든다. ‘박근혜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5차례로 예정된 토론회 가운데 지금까지 두 번의 토론회가 끝났다. 토론 후 지지율 추이를 보니 후한 평가를 받은 후보 지지율이 곧바로 상승하지는 않았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후보 지지율은 조금 빠진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이 TV토론의 즉각적 효과이자 영향력이다. 

엉뚱한 경우이긴 하지만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통진당 이정희 후보의 발언에 화가 난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나오는 바람에 오히려 박근혜의 당선을 도왔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토론에서의 발언 하나 혹은 해프닝 하나가 ‘나비효과’처럼 전체 판도에 큰 파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니 후보들로서는 토론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터넷 덕분에 미주한인들도 언제 어디서든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을 볼 수 있게 됐다. 후보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들의 언행과 정책을 유심히 지켜본다면 막연했던 판단이 한층 더 명료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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