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우 변호사 인터뷰 “너무 답답해 박근혜 대통령 만나…홀로 헌법 싸움”
2017-04-06 오후 9:47 ikoreatimes 조회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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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통령 변호 맡아 화제 뿌린 김평우 변호사

언론 ‘국정농단’몰이 탄핵 예감…소설가 부친 김동리 영향 애국심

▶ 머리 죽을까봐 모자 쓰는 습관 “한국 법치주의는 죽었다” 펴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변호를 맡았던 원로 법조인 김평우 변호사가 탄핵 심판 현장에서 느낀 점을 말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탄핵을 탄핵한다’의 저자 김평우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변호를 하게 된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아 두번째 책 ‘한국의 법치주의는 죽었다’(조갑제닷컴)를 펴냈다. 지난 1월29일 한국에 들어가 47일 간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그가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출간한 책이다. 2012년 UCLA 비지팅 스칼라로 미국에 와 UCLA로스쿨과 한국학 연구소에서 한미법 연구를 하고 있는 그는 현재 베벌리힐스에서 아내, 막내와 함께 살고 있다. 지난 3일 한인타운의 전통찻집에서 김평우(72) 변호사를 만나 그가 강조하는 법치와 애국에 대해 들어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소감은

▲헌법 소송은 국회와 대통령 간의 권력 싸움이다. 80~90%의 국민들이 탄핵을 개인에 대한 문제로 보고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크게 보면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발달과 상층 구조, 문화 구조의 갈등에서 터진 거다. 경제 수준은 발달하고 상층 구조는 낮아 부패를 초래했다. 그 단적인 예가 8대0이라는 탄핵심판의 결과다. 독재시절, 유신시절에도 판결의 의견이 갈렸는데 획일화 현상을 보였다. 

-미국에 살고 있다가 어떻게 변호를 맡게 됐나

▲4년9개월 전 UCLA로스쿨 객원연구원으로 미국에 왔고 지난해 영주권을 받았다. 한국 TV나 신문을 전혀 안보고 살았는데 10월말 우연히 한인타운에서 식사를 하다가 최순실 뉴스를 봤다. ‘국정농단’이라는 단어를 모든 언론에서 사용하더라. ‘국정농단’은 경국대전에 없는 말이다. 서강대 법학과 강의 시절 한국 법제사를 연구하면서 알고 있는 용어인데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정치가들이나 쓰는 탄핵 용어이다. 한 개인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조선시대 ‘당파’처럼 1당을 지칭하는, 사극에나 등장했던 ‘국정농단’ 단어를 모든 언론이 사용하는 걸 보고 대통령 탄핵을 예감했다. 그래서 ‘국정농단’에 관한 글을 쓰게됐다. ‘탄핵을 탄핵한다’는 책이 알려지면서 한국에 나간 길에 변호인단을 만났고, 답답해서 박 대통령을 직접 만난 후 변호를 맡게 됐다.

-탄핵심판 현장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탄핵 소추 전부터 한국 분위기가 탄핵에 반대하는 글은 일체 안 실어준다고 했다. 친구들에게 SNS로 보낸 글이 조갑제닷컴에 실리고 ‘탄핵을 탄핵한다’는 책이 알려지면서 법조인 한 분이 변호인단에 들어가라 권유를 했다. 박 대통령과는 개인적 친분이 없어 한국 실정을 우선 보겠다고 했다. 출판 기념회 때 한국에 갔다가 변호인단 몇 분을 만났는데, 형사 전문가들, 검사 출신들로 구성됐더라. 헌법 소송인데 왜 형사 재판식으로 싸우느냐. 이러면 분명히 진다고 했다. 변호인단이 제게 들어오라고 요청한 건 아니다. 너무 답답해서 박 대통령을 만났고, 변호를 하면서도 한 팀이 아니라 혼자서 헌법 싸움을 해야 했다. 

-헌재 재판관을 비판하는 변론 방식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형사재판으로 몰고 가더라. 탄핵이라는 게 개인의 죄를 다루는 게 아니다. 헌법 이야기를 했더니 내가 건방지게 군다고 생각하더라. 헌법적 투쟁을 해야 하는데 아니었다. 헌법 소송은 국회와 대통령간의 권력 싸움이다. 미국 국회에서 하는 정치 싸움과는 틀리다. 헌법 이론을 갖고 싸워야 한다. 헌법 이론으로 싸울 때는 판사도 헌법 전문가는 아니다. 결례지만 우리나라는 헌법 전문가가 헌법재판소에 온 것이 아니다. 독일과 다르다. 탄핵 소송은 우리나라의 수준에 맞지 않는다. 헌법 재판이라는 제도 자체가 너무 이르다고 본다. 헌법의 역사가 너무 짧고 헌법이라는 법률을 운용하는 역사가 짧다. 모든 걸 형사재판으로 생각한다. 법치적인 면에서 법조인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 UCLA 모자를 자주 쓰고 나오는데.

▲모자를 벗으면 머리가 죽는다. 가발처럼 보일 정도다. 습관적으로 이걸 쓰다보니까 음식점에 가서도 자꾸 쓰게 된다. 집사람은 ‘틱’(불안 장애)이라고 표현하는데 습관화되었다. UCLA 로스쿨 모자는 UCLA 객원 연구원(Visiting Scholar)이 되면서 한꺼번에 몇 개를 샀다. 한국에서 입던 양복을 벗어던지고 미국 학교생활을 하며 모자를 쓰기 시작했고, 한 4년 학생처럼 학교를 다니다보니 이제는 모자를 못 벗는다. 

-소설가 김동리 선생이 부친이신데 

▲‘애국심’은 분명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큰 아버지도 독립운동을 하셨다. 애국심이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시대를 앞서 선진적 제도를 만들었다. 대한민국을 중국,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 분리해내어 미국 동맹국으로 만들어 2,000년의 역사를 바꾼 건국 대통령이다. 이승만 건국사, 건국 정신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의 법치주의는 죽었다’라는 책을 낸 이유는

▲지난해 11월30일부터 30일 동안 조갑제닷컴에 실은 글을 모아 ‘탄핵을 탄핵한다’는 책을 펴냈고,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47일 간 계속해서 글을 써 ‘한국의 법치주의는 죽었다’를 출간했다. 법률가로서 법치가 무너졌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펴낸 책이다. 오는 6일 오후 2시 가든스윗 호텔에서 강연회 형식으로 출판기념회를 한다. 그리고 8일과 10일 뉴욕 출판기념 강연회가 있고 필라델피아, 토론토 등 8개 도시를 순회하며 강연회가 계획되어 있다. 

■김평우 변호사 약력

▲1945년 출생, 경기고 졸업 
▲서울대 법대(1967) 수석 졸업 
▲군법무관(1969~1972) 
▲판사(1972~1979·서울, 충주) 
▲하버드 법대 비지팅 스칼라(1979~1980) 
▲변호사 개업(1981~2006) 
▲서강대 법대 교수(2006~2008) 
▲45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2009~2011) 
▲한국·미국(일리노이) 변호사 자격 
▲2012년부터 UCLA 비지팅 스칼라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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