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가장들‘연말 우울증’
2014-12-30 오후 3:59 김형재 기자 조회 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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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들뜬 송년… 나만 왜?”






직장에서 인정받아온 이모(48)씨는 얼마 전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실직자가 됐다. 연말이 되면서 주변에서는 분위기가 들뜨고 있지만 이씨에게는 연말이라 더욱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10여년 동안 한 회사만 믿고 열심히 살아왔다”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가정생활도 안정을 찾았는데 갑자기 실직자가 되니 허탈하다. 애들은 대학도 가야 하는데 나란 존재가 참 초라하게 느껴진다”며 허공을 응시했다.
의료 전문분야를 공부 중인 유학생 최모(30)씨는 졸업이 다가오면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최씨는 남들이 연말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이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면 체류신분 문제가 발생하는데 취업 가능성은 쉽지 않다”며 “‘시민권 배우자’라도 찾으라는 말이 요즘은 농담처럼 안 들린다”고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이처럼 즐거운 연말 분위기와 달리 연말을 맞아 더욱 심각해지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불안증과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한인 남성들은 ‘책임감’이란 무게에 짓눌리는 ‘가장 증후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꿈에 그리던 영주권을 취득한 김모(38)씨는 자신을 향해 직장인 사춘기라고 자조한다. 김씨는 “영주권이 나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현실은 여전히 작은 회사를 전전하고 있다. 1~1.5세 한인들은 미국에서 이직 가능 분야가 한정돼 미래를 생각할수록 우울해진다”고 토로했다.
정신건강국 상담 사례에 따르면 취업과 신분문제, 30~40대 가장의 책임감은 좋든 싫든 ‘자존감’과 연결된다. 자신이 바라던 모습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자존감이 약해지고 우울증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 전문코디네이터는 “한인 남성들은 고민거리가 생겨도 ‘꾹꾹’ 참은 채 혼자 모든 것을 떠안고 가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스트레스 관리를 못 하면 강박관념이 항상 따라다닌다. 불안증이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이어지곤 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남성 우울증이 심해질 경우 화를 밖으로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사회생활에 따른 강박관념과 우울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자해나 가정폭력 등 심각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걱정거리로 인한 강박관념이나 우울증이 지속될 경우 홀로 시간을 보내려는 모습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진로나 미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같은 고민은 특별한 정답이 없기 때문에 우울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운동 등으로 신체에 자극을 주고 동호회 등 자신과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을 만나 지지그룹을 만드는 것이 좋다. 특히 고민거리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는 자세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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